1인용 테이블에 앉아

강력 접착식 단열 벽지 붙였다가 봉변당한 이야기

sunnyyoung 2015. 7. 29. 13:17

 

 

 

 

밖거리 수리하면서 힘 들어 천장 도배가 마무리를 못 하고 차일피일 하다가 마침 안거리 수리하면서 접착식 단열벽지라는 걸 알게 되었다.

모든 집수리는 인건비가 반 이상을 차지하니, 웬만하면 직접하자인데, 접착식 단열 벽지는 여자가 혼자 하기에도 매우 쉬워 보였다.

미완의 천장을 도배와 단열과 저렴한 비용, 일거삼득이라 생각하고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혼자 사진과 같이 붙였다.

 

경제적이고도 효과적인 결과에 며칠 흐믓했는데, 어느날 밤에 잠을 자는데 갑자기 몸의 여기저기가 따끔따끔 하더니 붉은 반점이 나오고

간지럽기 시작하는데 미칠 지경이었다. 밤새도록 잠을 못 잤는데 처음에는 이유를 알 수도 없고, 대상포진 걸린 줄 알았다.

이틀을 고생하다 마침 서울 갈 일이 있어 집을 나섰는데 그 이후로 서울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안도를 했는데, 다시 제주에 오니

또 따끔거리면 간지러운 증상이 생긴다. 집과 관계된 것인가 하고 집을 긴 시간 나와 있어보니 밖에서는 증상이 없다.

 

한 삼일을 마당에 모기장을 치고 노숙도 하고 찜질방에도 가서 자고, 해 본 결과

원인은 접착벽지에서 나온 유독물질이 확실했다.

고생고생 하며 붙인 벽지를 도로 뜯어 내는데, 어찌나 접착력이 강력한지 잘 떨어지질 않을 뿐더러, 밀도가 허술한 스티로폼이

찢어져 깨끗하게 떨어지지도 않아 천장은 울퉁불퉁 ㅠㅠ, 떨어진 조각은 바닥에다 강력한 접착액을 묻힌 채 닦아지지도 않고

강력한 끈끈이 얼룩이 되었다.

세상에 이렇게 조잡한 물건을... 소셜커머스에서 물건을 고를 땐, 중요한 물품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천장에 스티로폼 잔재가 남아, 증상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붉은 반점과 간지러움은 현재 진행 중이다.

틈 나는 대로 남은 파편들을 더 떼어내는 수고를 해야할 것 같다

 

될 수 있으면 화학 제품을 피하고, 무공해한 것을 쓰자주의였는데, 갑자기 왜 그런 경각심이 무디어졌는지? 

질 좋은 무독한 제품도 있을텐데, 편리함과 경제성만 따지다 당한 이번 일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

 

그런데 이 일이 나만의 실책은 아닐 것이다.

사람에게 이렇게 즉각적인 피해를 입히는 유독물질을 발라서 만들고, 판 사람은?

 

그리고 직접 시공하고, 작업의 전후를 비교할 수 있었던 나와 달리, 원인을 발견하지 못해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며 불필요하게 과잉 진료를 받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원인을 알았다면 벽까지 다 시공한 사람은 다시 다 뜯어내야 하고...ㅠㅠ

 

 

연일 삼십도가 넘는 제주의 여름을 보내고,

한지를 사다 밀가루 풀을 쑤어 틈 나는 대로 한 장씩 발라야 할 것 같다.

혼자 하기엔 좀 벅찬 작업일 것 같지만... 

 

P.S :천장 단열재를 뜯어 낸 후에도 그 방에서 자면 가렵고 반점이 생기는 증상이 약하게  계속되다, 

       최근에야 정상으로 돌아왔다(10월2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