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선물
< 참 오랜만에 받아 본, 참 반가운, 우편으로 받은 책선물>
<봉투를 열어 보니, 인터넷이나 핸드폰이 없었던 시절의 향수같은 것이 느껴지는 신문에 싼 책>
<요즘 그야말로 돈도 안 되는 좋은 책을 우직하게 만들고 있는 이 책의 발행자에게서 어떤 장인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윈스턴 처칠은 '책을 읽지 않으려면 그냥 냄새 맡고 만지고 쓰다듬기라도 하라'고 했다.
세계 제일의 부자 빌 게이츠도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하버드대 졸업장(스스로 중퇴)도 아니고 미국이라는 나라도 아니고,
내 어머니도 아니다. 내가 살던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었다. 100년이 지나도 200년이 지나도 결코 컴퓨터가 책을 대체할 수 없다' 고 했다
한 때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책을 사서 모으는 일이라고 대답했던 적이 있다. 처칠의 말처럼 사서 읽지도 않고 냄새를 맡거나 쓰다듬지도 않고 그냥 책꽂이에 꽂아 놓고 제목만 봐도 흐믓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손길이 안 닿은 채 누렇게 낡아 가는 책도 많다.
물론 지금도 맘에 드는 책이 있으면 망설임 없이 책을 산다. 그러나 이제는 취미라고 말하지는 못한다. 그만큼 책과 멀어졌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이 맘에 들 때는 별일이 없는 한 단번에 읽어 버리거나 아니면 다 읽어 버리기가 아까워 머리맡에 두고 아껴서 음미하기도 한다.
보기만 해도 즐거운 장난감이나 맛있는 음식을 아껴 둔 것같은 느낌이랄까? 아직은. 마음에 '쿵' 하고 부딪히는 내용을 만나면 밑줄 치고 페이지 접고 기록장에 옮겨 적고... 하는것이 즐거운 놀이이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책을 만나기도 어렵지만- 마음이 건조해져서-
시간만 나면 컴퓨터 앞에 앉아 여가 시간을 보낸다. 거의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스스로 생각해도 이래도 되는걸까 하고 걱정할 만큼.
그런데 오랜만에 책선물을을 받고 보니 이 책은 반드시 잘~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와 번역자와 발행자의 그 보이지 않는 땀과 열정을 생각하면서. 내용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