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색소폰 연습실 '바람 소리'에 가면

sunnyyoung 2012. 4. 14. 19:13

 

 <가로등 켜진 농막의 밤풍경>

 

 

<바람 소리에 가면>

 

 

 

 

색소폰 연습실 '바람소리'

허름한 지하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노라면

파랗게 날 선 바람이 불어 온다

 

벌집같이 좁은 칸막이 지하 공간에서

웨렌 힐이나 데이브 코즈, 캔디 덜퍼에 빙의된

사람들의 오장육부 저 깊은 곳으로부터

끌어 올리는 소리, 푸른 바람 소리가 난다

 

나팔이 밥을 주나

 

나팔이 돈을 주나

 

나팔이 이름을 주나,

 

주름살 깊은 사내들이

니코틴이나 삼키고,

무미한 일상의 단어나 내 보내던,

낙후한 목구멍으로

길어 올리는 저 신선한 파열음

 

 

색소폰 연습실 '바람 소리'에 가면

음악은 영혼의 단백질이라던

어느 시인의 말처럼

영혼의 근육이 말갈기처럼 탄탄한

세월을 잊은 사람들이 부는

바람의 소리를 만난다.

 

 

봄들판의 푸른 푸성귀같은

사내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