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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 ㅡ<새로 생긴 저녁> ㅡ장석남
sunnyyoung
2015. 6. 21. 22:23
<통제 보호 구역으로, 6월6일까지만 탐방이 가능했던 물찻오름 정상에서>
<새로 생긴 저녁>
보고 싶어도 참는 것
손 내밀고 싶어도
그저 손가락들을 만지작이고 있는 것
그런게 바위도 되고
바위 밑의 꽃도 되고 난도 되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웅덩이가 되어서
지나는 구름같은 걸 ,둘둘 말아
가슴에 넣어 두는 걸까,
빠져나갈 자리, 마땅찮은, 구름떼 바쁜
새로, 생긴, 저녁
*아스팔트 도로와 경계석 틈에서 꽃을 피우고 있거나, 어두컴컴한 창고 속으로 새 순을 피워 올린다거나
돌틈이나 또는 도저히식물이 살 수 없는 곳에서 꽃을 피우고 덩굴을 감는 생명체들을 볼 때,
목울대를 치미는 찌릿한 느낌, 느껴보셨죠? 그런 것들을
시인은 내색하지 못한 채, 가슴에 담고 있는 어떤 그리움이라 했네요.
누구나 마음 속에 바위, 바위 밑의 꽃, 난, 좁은 물웅덩이에 비친 구름, 이런 것 품어 본 적 있겠죠.
내색하지 않고 혼자만이 간직할 수 있는, <새로, 생긴, 저녁>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