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용 테이블에 앉아
익숙함으로부터 벗어나기
sunnyyoung
2018. 3. 27. 14:27
<변함 없어 더욱 아름다운 자연, 그렇게 또 봄꽃이 피어난 뜰의 내 패밀리들 ㅎ>
익숙하다는 것은
편안하고 안정적이다.
익숙하다는 것은
길들여졌다는 의미이자
지루하고 권태롭고 무디어졌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편안함과 불편하지만 낯 선 것들에 대한 갈망은
인간에게 숙명처럼 주어진,
결코 공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제주의 생활도 무려 7년 차로 들어섰다.
하여, 위의 두 번 째에 해당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올겨울은
블로그와도, 책과도, 제주와도 임시 작별하고
그간 늘 미진해서 아쉽고 정말 잘 해보고 싶었던 색소폰에 다시 도전했다.
다행히 실력이 엄청난 선생님을 만나
겨우내 나팔에 몰입했다.
조금씩 달라지는 소리가 정말 기쁘다.
이제 와서 프로 연주자가 될 것도 아니지만
최소한 봉사활동 정도는 잘 할 수 있고,
또한 나 자신에게 만족을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오랜만에 제주.
색소폰 공부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 아름다운 제주 우리집 뜰에 핀 봄꽃들을
혼자 피고 지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저녁 비행기로 와서 어둠이 내린 집에 도착해
뜨락을 둘러 보니,
보름을 조금 남겨 불룩한 달빛 아래
분홍으로, 노랑으로, 보랏빛으로 피어 있는
밤의 꽃들을 보니 참으로 오랜만에
마음이 설렌다
오랜만에 제주집의 아침을 맞아
즐겨 듣던 CD를 틀고, 차를 내리며
1인용 테이블에 앉아 봄빛 가득한 뜰을 내다보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