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봄날
sunnyyoung
2010. 3. 29. 06:37
봄날
-관악산을 오름
천지에 아편인 듯
어지러운 햇살
분분한 봄날입니다
그대 번득이는 욕망의 칼날에
붉은 피를 쏟으며 그냥 혼절하고픈
그런 봄날입니다
꽃을 찾아 윙윙거리는
말벌 한 마리 그 독한 침을 맞고
그냥 거꾸러지고 싶은 그런 날
신발끈을 조여 매고
그대의 높디 높은 깊이를 오릅니다
산길은 언제나 그대로인데
흔들리는 발걸음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지 않으면
연주대 어디쯤에서 발을 헛디딜 것 같은
이 지독한 마음의 종소리
이 황홀한 봄날의 감옥
팔봉 어디쯤에서 손을 잡아줄 것만 같은
그대가 지금
산꼭대기의 환한 햇살을 받으며
달려오고 있을 것만 같은 봄날
O Taxidromos Pethane 젊은 우체부의 죽음 / Savina Yannat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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