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용 테이블에 앉아
낭만에 대하여
sunnyyoung
2024. 6. 6. 14:57
'summer time'을 들으며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면 낭만적인가?
마루를 뜯어낸 썩은 나무가 잔뜩 쌓여있어, 며칠에 걸쳐 작은 소각로에서
소각하느라 힘들었다.
누군가에겐 재미난 불놀이일 수도 있는데. 이것들을 빨리 처치해야 한다는 부담감때문에 3대 구경거리 ㅡ물구경, 불구경, 싸움 구경 ㅎ ㅡ중 하나인 불놀이가 노동이 되었다.
활활 타는 불길은 혹시 불똥이 튀어 화재에 대한 우려때문에 무섭고,
다 타고 남은 재는 안도감과 후련함을 준다.
뜰에 있는 물확에 10년 이상 물을 채워 두었었다. 길냥이와 목 마른 새들을 위하여. 근데 그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고 모기가 알을 낳아 기르는 보금자리도 되어, 뜰에 잠시 앉을 수도 없이 모기가 번창해서 올해 드디어 물확 두 개의 물을 비웠다.
그간엔 모기를 감수하더라도 새나 길냥이의 목마름이 더 우선이라 생각했는데,
현실의 문제가 결부 되는가의 여부에 따라 낭만이 되기도, 각박함이 되기도.
이곳에서 나는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별로 쓰지 않는다.
조금씩은 양상이 다르지만 보통 사람들의 삶은 대개 비슷비슷하고 평범하고 지리멸렬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낭만주의자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이젠......
이성적 낭만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