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일기, 2 -끝나지 않는 작업의 즐거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가면 매년 300만명의 방문객이 찾아 온다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라는 미완성의 독특하고도 거대한 규모의 아름다운 성당이 있다.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로써 1882년 짓기 시작해서 130여년째 현재도 건축중인 대성당이다. 나의 손바닥만한 집을 짓는데 웬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까지 지정된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감히 들먹거리나 나도 참 건방지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가 재작년에 그 곳을 방문했을 때 여행 가이드의 설명 중 이 건물이 오랜 세월 미완성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 든다는 것이다. 현재는 관광객의 입장료로 건설비용을 충당하고 있어 스페인 정부는 일부러 작업을 천천히 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물론 천문학적인 비용이나 설계자가 미완성 상태에서 갑자기 교통 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간단하지 않은 문제 등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그럼 나의 오두막은? 2007년 8월 25일에 시작한 것으로 기록이 남아 있다. 그리고 완벽한 모습으로 완성하려면 앞으로도 약 5년을 계획하고 있다. 마치 점보여객기에다 종이 비행기를 비교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만 나는 나의 이 오랜 작업을 지금은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이 일거리도 안 되는 일을 이렇게 오래 끌면서 즐겼던 것은 물론 아니다. 지나간 1년여 동안 엄청난 마음 고생 끝에 얻은 수확(?)이다. 심심하거나 우울할 때 여가 시간이 좀 날 때마다 갈 곳이 있고, 내 멋대로 장난칠 수 있는 장소가 있고, 또 그 곳을 어떻게 꾸미고 만들까 하는 공상을 하는 시간만은 마음이 설레고 모든 것들을 잊게 하니 나름 대단한 수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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