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일기. 3 -집짓기에 관한 어설픈 치기(?)
<침대형 구들을 놓는 사진, 책 한 권 달랑 들고 의뢰자나 일 하는 사람이나 전부 초보들이다.
내화 흙벽돌을 못 구해서-미처 생각 못함- 시멘트 벽돌로...ㅠㅠ 찜찜했던 부분. 시멘트가 들어간 유일한 것이다.
재료를 미리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집짓기에 아주 중요한 과정임을 절실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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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둔 사진이 별로 없어서 구들 놓던 날 찍은 사진이다.
지금은 이 상태에서 조그만 데크와 창고 등이 더 추가되었다.
2주나 어떤 때는 3~4주씩, 때로는 몇 달씩 못 가고 비워 두었어도, 또는 긴 장마 끝에도
조그만 열쇠로 문을 열면 향긋한 생나무 냄새와 생흙 냄새가 확 코끝을 스친다.
곰팡이같은 것이 슬지 않는다. 지붕을 덮은 슁글만 빼면 모두 자연으로 돌아 갈 그런
재료들만 썼다.
*될 수 있으면 자연 재료를 쓰고 인공적인 가공을 하지 않기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고 도시적인 전원주택같은 느낌을 주지 말기
*안에 들어가면 아파트같이 정형화되어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하기
이런 생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가 진행하다 보니 마치 집짓기가 장난같다
집을 지으면서 힘든 것은 우선은 직업에 매어있어 시간을 내기 어렵기에
*믿고 맡길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
*좋은 자재를 알맞게 사는 것,
*또 그것을 운반하는 것이다.
양이 많으면 별 문제가 없는데 적은 양은 운임이 재료비보다 더 든다.
집이 상주할 곳이 아닌 농막의 개념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아무런 상식도 없이 시작한데다가
건축에 대해 무지막지한, 그것도 이삼일 이상 체류할 시간 여유도 없는 책상물림인 여자가
혼자, 조언자도 없이 지으려니 흔치 않은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처음부터 내가 직접 지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머리 아픈 사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