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용 테이블에 앉아

겨울 휴가 -태국

sunnyyoung 2011. 12. 22. 02:08

 

겨울이다

 

춥고 메마른 겨울. 몸과 마음이 더욱 푸석거린다. 추위가 점점 더 견디기 힘들어지는 건 낮은 기온 탓만은 아닌 것 같다.

 

추위와 함께 더하는 정신의 허기, 삶의 연륜이 더할수록 오히려 내면의 양식은 급격하게 고갈됨을 느낀다. 짜릿한 감동을 주는 책을 고르기도 힘들어지고 크고 작은 일상에 대한 감동도 줄어든다.. 바싹 마른 명태처럼 오그라들어 더 이상 견디기 힘들 때 여행을 떠난다. 새롭고 여린 감성 세포들을 이식받기 위하여, 삶의 의욕을  찾기 위한 몸부림으로.

 

배낭 매고 지도와 현지 안내서를 들고 떠날 때도 있고, 주는 대로 먹고 데려다 주는 대로 구경하고 재워 주는 대로 가서 자는 여행을 하기도 한다. 혼자 다 해결하는 일에 지쳐 있을 때는 후자의 여행을 선택한다.

 

머리 속을 텅 비우고 리드하는 대로 그냥 어린 아이처럼 따라 다니기만 하면 되는, 반팔에 반바지차림으로 활기차게 돌아 다닐 수 있는 따뜻한 곳이라면 장소가 어디든 내용이 무엇이든 상관없는 여행이다. 겨울에 실업자가 되는 나의 겨울 휴가 여행지로 태국을 다녀왔다.  

 

 

     <가장 설레는 순간, 가방을 싸는 시간>

 <햇빛 좋은 악어농장에서>

 

 <악어의 코털을 가지고 노는 사마귀ㅎ>

 <열대의 맑고 따뜻한 햇살 그것으로 만족한, 12월 부터 2월까지가 건기로  이 나라 겨울이다. 아침 저녁은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처럼 쾌적하고 물것이나 벌레도 보이지 않는다. 여행하기에 최고의 시기라고 한다>

 <그리고 아침에 눈 뜨면 이렇게 내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잘 차려진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여행. 삶이 고단하다고 느껴질 땐 항상 이 장면이 제일 먼저 떠 오른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느낌의 Breakfast가.>

 

 

 <파타야에 있는 수영장이 딸린 크리스탈 파타야 리조트>

 

 <76층에 있는 부페식당, 85층짜리 건물  바이옥스 스카이 호텔, 어린이 손님들을 위한 마술 공연을 하고 있다. 어떤 아이들은 이렇게 복이 넘친다> 

 

 <76층 부페 식당에서 내려 다 보이는 방콕 시내 야경, 서울 남산에서 보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불교 국가인 태국의 상징물들, 새벽 사원>

 <현지인들의 노상 먹거리들>

 

 

<수상 잡화점> 

 

<개인이 조성했다는수만 평 넓이의 농눅빌리지, 자연의 인위적 가공물에는 감동보다는 안스러운 느낌이 먼저 든다. 자연은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것이...>

 <사원에 그려져 있는 침술에서 경혈자리를 표시한 그림>

<서민들의 일상용품을 좌판이나 이런 작은 진열대에 놓고 파는 야시장> 

 

 

 

 

 

<삶의 幸不幸을 종교에 의지해 위로받는 태국 사람들, 낡은 불상을 도색하거나 새롭게 하는 일은 개인의 시주로 한다고 한다. 돈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현세나 내세의 행복을 기원하면서>

 

 적은 생활비로도 살 수 있다는 동남아 국가에서 태국은 제외되어야 할 것 같다. 물가가 별로 싸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빈부격차도 극심한 나라 . 1차 산업이 주된 나라인 태국은 가난한 서민이 살기 위한 방편으로 주로 몸을 사용해서 돈을 벌거나 동물들을 도구로 돈을 번다. 맞고 때리는 무에타이를 스포츠가 이닌 쇼로 하는 젊은이들, 全裸로 벗거나 춤 추거나, 벗은 몸을 맛사지 하는 젊은 여자들, 코끼리나 악어 호랑이...등이 생태를 거스르며 인간을 위해 혹사 당하거나, 그 외에도 각종 쇼들을 보면서 즐겁고 재미있다는 생각보다는 온 몸을 동원해서 오락과 재미를 제공하는 쪽과 이를 즐기는 쪽에 관하여 많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불공평함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과...

 

따뜻한 햇살과  오랜만에 누군가가 차려 주는 성찬을 즐기면서 고단한 현실의 이런 저런 일상을 잊어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것을 즐기는 것. 게다가 아름다운 친구가 함께 동행한다면 세상에 이보다 더한 것이 있을까마는 인간에게 이런 완벽한 행복이 존재하기나 하는 건지...... 아무튼 따뜻하고 편안했다. 

 

짧았기에 더욱 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아는가'  -앙드레 고르

*자기 말을 들어 줄 사람, 서로 마주 볼 사람이 없는 자의 외로움. 그것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무엇인지를 잊어 버리게 만든다

                                                 -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가 이혼 발표 전 날 연설에서 한 말

 


Joaquín Rodrigo - En Aranjuez con amor
      - after the 2nd movement of the Concierto de Aranju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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