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 지방이랑 육지는 비가 온다는데 제주는 습한 더위에 실내 온도계가30도. 그래도 바람이 불어 좀 낫다.연속 쾌청한 날이라 모처럼 묵혀 둔 이불들 빠느라 세탁기가 분주한 날.밝은 햇살 아래 긴 빨랫줄을 매고 줄 중간에 나무 장대를 걸쳐 힘을 받게 하고 이불들을펼쳐 널면 마당 넓은 주택이 주는 최고의 만족을 느낀다. 그러나 여름이 오니 흙에서 사는 식물들의 기세가 하늘을 찔러 온통 짙푸른 초록으로뒤덮혀 좋기도, 답답하기도.땡볕에 물 주는 일도 힘 들어 시들거리는 작물들을 보는 마음도 편치 않다그 중에 적응 못 하는 애들은 사망각. 빽빽한 나무와 식물들 속에서 존재감 없이 나왔다가시들고 마는 작물을 보면 왠지 인간 세계의 한 단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