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또 하나의 세상

sunnyyoung 2017. 8. 7. 18:30

 

<폭염에도 가지가 휘도록 왕대추가...해마다 경탄을 자아내는 나무들>

 

 

 

 

      

 

 

 

 

<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살아 나와, 봄에는 찬란한 꽃으로, 여름 끝에서 맛난 복숭아로 기쁨을 준다.

인간 세상에서는 불가한 일이 자연에서는...인간을 제외해도  말없는 또 하나의 세상이, 인간에게 절대적인 존재인.>

   

 

 

          <또 하나의 세상>

                   

                                               ㅡ 이선

 

벌건 대낮에도 아랑곳없이

단체로 목청 높여 짝을 찾는 매미들의

드높은 함성 소리 그칠 줄 모르는

뜨겁게 달아오른 이 여름

 

밤낮으로 우렁찬 노래를

속수무책 듣노라면.

세상은 그대들만의 세상이 아니라고

너무 갖고 놀지 말라고

그러다 일 난다고

경고장을 날리는 것 같기도

 

내 손바닥 같은 마당에 사는 식구들만 해도

주먹구구로도 셀 수 없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번식하는 

지구의 생명들을 생각하면

 

정력 좋은 아랍의 대부호들이

아무리 많은 부인들을 거느리고

열심히 씨를 뿌려도

언감생심 비교도 안 된다

 

인간의 집

우리의 옷

나의 신발인

저들의 세상

 

 

입추의 아침

작년에 왔던 그 고추잠자리

아들의 아들과 그 손자들이

첫비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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