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가지가 휘도록 왕대추가...해마다 경탄을 자아내는 나무들>
<심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살아 나와, 봄에는 찬란한 꽃으로, 여름 끝에서 맛난 복숭아로 기쁨을 준다.
인간 세상에서는 불가한 일이 자연에서는...인간을 제외해도 말없는 또 하나의 세상이, 인간에게 절대적인 존재인.>
<또 하나의 세상>
ㅡ 이선
벌건 대낮에도 아랑곳없이
단체로 목청 높여 짝을 찾는 매미들의
드높은 함성 소리 그칠 줄 모르는
뜨겁게 달아오른 이 여름
밤낮으로 우렁찬 노래를
속수무책 듣노라면.
세상은 그대들만의 세상이 아니라고
너무 갖고 놀지 말라고
그러다 일 난다고
경고장을 날리는 것 같기도
내 손바닥 같은 마당에 사는 식구들만 해도
주먹구구로도 셀 수 없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번식하는
지구의 생명들을 생각하면
정력 좋은 아랍의 대부호들이
아무리 많은 부인들을 거느리고
열심히 씨를 뿌려도
언감생심 비교도 안 된다
인간의 집
우리의 옷
나의 신발인
저들의 세상
입추의 아침
작년에 왔던 그 고추잠자리
아들의 아들과 그 손자들이
첫비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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