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우리 동네 종 치는 두부장수님

sunnyyoung 2024. 4. 25. 13:05

<종소리 울린다>

오후 3시 28분.
두부 장수님 종소리에
불현듯 시간을 본다

오늘도 변함없이
30년이 넘도록 늘
3시 25분에서 3시 40분 동안
고요한 북한산 밑 동네에 울려 퍼지는
청아한 손종소리

종소리가 들리면
일상을 때리는 경각심이
그의 안녕함에 대한 안도와 함께 온다

그의 작은 용달에 실린 물건들을
다 사주고 싶다.

긴 세월 한결같은 그의 종소리
한 번쯤은 와락,
손종 치는 손을 잡고
등을 두드려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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