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사진첩에서>
<설경>
-황지우
날 새고 눈 그쳐 있다
뒤에 두고 온 세상,
온갖 괴로움 마치고
한 장의 수의에 덮여 있다
때로 죽음이 정화라는 걸
늙음도 하나의 가치라는 걸
일러주는 눈밭
살아서 나는 긴 그림자를
그 우에 짐 부린다
눈이 오면 저녁의 귀갓길이나 아침의 출근길을, 세차한 자동차를 걱정하는 세월이 된 시대.
황지우시인은 눈 덮인 풍경을 늙음과 손 잡고 있는 죽음을 덮은 한 장의 '수의' 라고 하네요.
온갖 삶의 괴로움과 함께 소멸할 육신을 하얗게 감싸 정화시키는 흰 모시천 같은 설경을.
'좋은 시와 글 소개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시 ' 비가 오신다' ㅡ 이대흠 (0) | 2014.06.03 |
---|---|
To 사비나 - (0) | 2014.03.28 |
칙센트미하이 ㅡ 'FLOW(몰입)' 중에서 (0) | 2014.01.24 |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중에서 발췌한 글 (0) | 2013.08.28 |
술 마시고 싶은 시 -이생진 시인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 4편 (0) | 2013.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