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에 읽은 것들 중에 잔상이 오래 남아 있는 책들을 되새김질 하는 요즘이다.
일에 쫒기지 않는 여유로운 시간이 주는 혜택이다.
경제적인 목적을 위해 일을 하는데 있어 적당히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시간과 에너지를 다 바쳐야 한다.
운 좋게 그 상황에서 벗어났다면, 그래서 시간의 여유를 얻었다면,
ㅡ그런데 모든 일에는 기회비용이 있어 그 일을 하지 않으므로서 또 다른 이익도 존재한다ㅡ
또한 잘 놀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진부하지만 책을 가지고 노는 일도 괜찮다. 비용 지불 없이 놀 수 있는, ㅎ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속,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상반되는 성격의 남자 두 사람, 토마스와 프란츠,
상반되는 두 명의 여자, 테레사와 사비나, 네 명의 주요 인물이 나오는데 그 중 공감대가 큰 사비나의 특징적인 면을 소개하며 쓴
독후감시 같은 것?
<사비나를 이해할 수 있는 주요 내용들>
*사비나가 자기 그림의 의미를 테레사에게 해명했다 . 전면에는 이해하기 쉬운 거짓이 있고, 뒤쪽에서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진실의 빛이 나온다고
*내 적은 공산주의가 아니고 키취에요. 그녀는 평생동안 자기의 적은 키취(저속)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을 자신 속에 지니고 있지 않은가? 그녀의 키취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현명한 어머니가 이끌어 나가고 있는 조용하고 유화하며 조화로운 집안의 이미지이다. 그녀는 삶이 이 감미로운 꿈과 같지 않으면 않을수록 그녀는 이것의 마력에 더욱더 민감해졌다. -중략- 그러나 그녀는 이것이 아름다운 거짓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사비나에게는 <진실에서 산다>는 것, 자기 스스로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관객없이 산다는 것을 전제하고서야 가능하다. 어느 누가 우리들의 행위를 보는 순간부터 우리는 잘 하건 못 하건 간에 우리를 관찰하는 눈에 우리 자신을 맟춘다. 그러면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은 참되지 않게 된다. 관객을 갖는다는 것, 관객을 생각한다는 것은 거짓에 사는 것을 말한다.
사비나는 작가가 자신과 자신의 친구에 대한 모든 은밀성을 배반하는 문학을 멸시한다. 자신의 은밀성을 상실한 사람은 모든 것을 상실한 것이라고 사비나는 생각한다. 그 때문에 사비나는 자기의 사랑을 비밀로 해야 한다는데 대해 조금도 괴로워 하지 않는다. 반대로 그녀는 그렇게 함으로써만 <진실에서 살 수 있다>
*인생의 드라마는 언제나 무게의 메타포로 표현될 수 있다. 어떤 짐이 누구의 어깨 위에 떨어졌다고들 말한다. -중략-그녀는 한 남자를 떠났다. 그를 떠나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그가 그녀를 박해했던가? 그가 보복을 했던가? 아니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다. 사비나의 어깨 위에 떨어진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다. 지금까지 배반의 순간들은 그녀를 흥분으로 충만시켰으며 또 그녀 앞에 새로운 길이 열려 있고, 이 길의 끝에는 배반의 새로운 모험이 있다는데 대한 기쁨으로 충만했다. 그런데 이 길이 언젠가 끝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중략- 사비나는 자기 주위가 텅 빈 것을 느꼈다. 그런데 지금 바로 이 공허가 그녀의 모든 배반의 목적이었다면?
*지금까지 그녀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했다.-중략- 우리들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언제나 전혀 미지의 것이다. 사비나 또한 어떤 목적이 배반에 대한 그녀의 욕구 뒤에 숨어 있는가를 알지 못한다.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것이 목적인가? 제네바에서 떠난 후 그녀는 이 가벼움에 많이 접근했다.
< To 사비나>
너의 자유는 배반에서 온다
배반은 꽃을 피운다
배반의 꽃은 향기롭고, 진실에 산다
진실에서 사는 일은 아름답다
독하게 아름답다
자신을 삶을 위하여 절연을 선언했던 양친도
충만한 사랑을 할 수 있었던 토마스도
쌓아 온 모든 것을 버릴 만큼 사비나를 사랑했던
프란츠도 다 떠나버리고
남겨진 너,
진실에 사는 것이 아름다움인가,
아름다움은 가치인가,
가면의 불필요한 짐을
걷어내며 살아 온
사비나의 어깨는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무겁다
존재의 무거움도 가벼움도
인간실존이며
키취임을
사비나는 몰랐다.
나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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