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풀의 남자, 김수영

sunnyyoung 2014. 4. 16. 15:51

 

 


       <풀의 남자, 김수영>

밭에서 풀들과 전투를 하다보면

풀의 연대와 인해전술에 굴복하고

풀의 교묘한 생존 전략에 감탄하다 보면
내 사고의 회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처럼
내장된 김수영 시인이

비번처럼 화면을을 연다.

 
풀은 풀의 정체성을 잃고
나도 내 생각을 상실하고
모든 풀은 그의 '풀'로

변환한다.

힘 없고 끗발 없어도

질긴 생명력의 민중으로

의인화된다.


풀의 성전환자, 김수영.

 

*김수영의 '풀'은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잡초의 사전적 의미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불필요한 식물들'이다'

또는 의도적으로 심지 않은 식물은 억울하게(?) 다 잡초가 된다.

 

풀을 뽑다 보면 그 어떤 식물보다 번식력이 뛰어남에 감탄하고

저절로 김수영 시인의 시 '풀'과 연관지어진다.

풀에 관한 한 김수영 시인의 작품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것은 

아직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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