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장마예보

sunnyyoung 2014. 6. 17. 12:14

 

 

 

사진ㅡ귤이 해거름을 해서 작년에는 10개쯤 달렸었는데 올해는아주 많이 달렸다. 돌확에 이는 빗방울 무늬, 텃밭에서 키운 깻잎과 부추 고추 토마토 양파가 들어간 소찬. ㅡ

 

<장마 예보>

                 ㅡ 이선

 

 

언제 호우 경보로 바뀔 지 모르는

장마 예보

 

북소린인지, 총성인지

밤새도록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미친 빗소리를 들으려면

 

양아치처럼 거칠게

흔들어 대는 저 제주의

바람과 함께 하려면

 

마음에 앞치마를 두르고

치지직 기름을 부어 달군 팬에

식어버린 기억들이나 굽자

 

버림을 받았는지, 버렸는지

알쏭달쏭한 연애와

 

사랑인지, 착각이었는지

아직도 헷갈리는 추억에 조미료를 섞어

파삭하게 구운 시간의 요리를 완성,

'동 페리뇽' 최고급 샴페인으로 잔을 채우고

아무래도 현세에선 만날 수 없는

순정한 그대를 위해 건배나 하자.

 

만날 순 없어도

그리워 할 만한 사람 하나쯤 생긴다면,

그때를 위하여 한 잔 더,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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