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중, 길에서 채취한 패랭이 꽃씨를 아무렇게나 뜰에 묻었는데 첫 꽃이 피었다. >
<허브, 캐모마일의 오늘 첫 개화>
<노랑 코스모스 오늘 첫 개화>
<무씨앗을 뭉텅 흙에 묻었더니 우수수...>
<당근꽃>
<쑥갓꽃, 도랑 치고 가재 잡고. 꽃도 보고 나물도 먹고>
<원색의 화려한 잔치가 벌어지는 5월의 뜰, 아직 개화하지 않은 꽃봉오리들이 많다>
<직박구리 잡아 먹은 녀석, 길고양이들이 대여섯 마리 이상이 내 집을 드나든다.
그 중 한 마리는 작년에 이어 천장 위에다 새끼를 또 낳고 나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 녀석은 작년에 낳은 새끼인 것 같다.>
<한림기름집>
ㅡ이선
진다방 옆 한림기름집은
대체로 문이 닫혀 있다
960번 읍면중산간 순환버스를 타고
주유소 앞 정류장에 내리면, 가끔
고소한 냄새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한림기름집은 갈 때마다
문이 닫혀 있다
기름집 옆 새로 생긴
막창집이랑 삼겹살집
뿌연 연기를 피워 올리며
지그지글 살 타는 냄새가
저녁마다 읍내를 채우는
제주 한림매일시장 옆 한림기름집은
갈 때마다 문이 닫혀 있다.
해, 달, 바람, 비의 精을 품은
수천 개 씨앗을 불에 달궈 짠
본질적 순수의 액체
진하디 진한
원형의 순결한 액기스.
실제보다 더 실제적인
복제의 세상에서
순도 백퍼센트,
순수한건지 순진한 것인지
헷갈리는 지금
이제 순진짜를
그리워하는 마음의 진부함도
접어야 할 때
진다방 옆 한림기름집은
갈 때마다 문이 닫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