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어디에 서 있어도 한라산이 보인다. 일이 있어 제주에 갔다. 제주는 아직 춥다.
여행자 모드로 일주일 머물면서 올레16코스와 거문 오름이랑 박물관이랑 ... 다녀오다>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미당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 두 철 전에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거울에 붙여 두고 가끔 쳐다보던 시입니다.
이별이라도 영이별은 아닌, 내세라도 기약하고
만나러 가는 마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마음,
엊그제 만난 것이 아니라 한 두 철 전에 만나고 가는 심상이란
아프고 괴로운 마음 아니라,
뜨겁게 설레고 두근대는 마음이 아니라,
담담하게 마음의 거리를 둘 수 있는 달관의 경지겠죠.
이런저런 것들로부터 거리를 두고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벨리니, Fenesta che (ca) lucive (불꺼진 창)
'좋은 시와 글 소개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승자 -<북>, <꿈 꿀 수 없는 날의 답답함> (0) | 2015.02.15 |
---|---|
최승자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0) | 2015.02.15 |
오래 된 좋은 시 ㅡ백석의 시 '모닥불' (0) | 2015.01.03 |
공감의 시 ㅡ 나희덕 '뿌리로부터' (0) | 2014.09.25 |
좋은 시 ' 비가 오신다' ㅡ 이대흠 (0) | 2014.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