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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네게로>, <사랑하는 손>

sunnyyoung 2015. 2. 15. 21:40

<네게로>

 

흐르는 물처럼

네게로 가리.

물에 풀리는 알콜처럼

알콜에 엉기는 니코틴처럼

니코틴에 달라붙는 카페인처럼

네게로 가리.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매독균처럼

삶을 거머잡는 죽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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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손>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주는 가여운 안식

사랑한다고 너의 손을 잡을 때

열 손가락에 걸리는 존재의 쓸쓸함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