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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미학오딧세이1'중에서

sunnyyoung 2015. 10. 28. 22:36

                 <오랜만에 잡초 소탕, 수시로 긴 시간 집을 비우니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곳은 모두 잡초가 점령했다. 무감각해지는 방법 외엔ㅎ>

 

 

'아폴로 산꼭대기에 아름답기로 소문난 세 여신이 살았다. 제우스의 부인 헤라, 그의 딸 아테나와 아프로디테다.

어느 날 누가 가장 아름다운 지를 놓고 싸움이 붙었다. 평소 여성의 속성을 잘 알고 있던 제우스는 현명하게도 이 논쟁에 말려들기를 꺼렸다. 대신에 그들에게 미적 안목이 높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를 추천했다. 물론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치열한 로비가 있었다. 헤라는 재산을, 아테나는 도시를, 그리고 아프로디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주겠노라 약속했다. 파리스는 아름다운 여성 쪽으로 결정했다. 아프로디테가 미의 여신이 된 데는 이런 흑막이 있다.

 

이제 아프로디테가 약속을 지킬 때가 되었는데, 문제가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은 유부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한 약속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게, 신들의 불문율이었으므로, 그녀는 파리스가 아가멤논의 아내 헬렌을 유혹하여 함께 도주하도록 도와준다.

이에 격분한 아가멤논은 그리스 연합함대를 이끌고 트로이로 진격한다.' 이후 트로이의 목마로 유명한 트로이 전쟁이 일어남.

 

 

정문일침이랄까, 그의 세상일에 대한 언급은 침묵하는 사람의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집어 긁어 주는 듯 시원함이 있어 좋아한다. 그의 '미학 오딧세이'는 진중권을 유명인의 반열에 서게 한 책이다. 1,2,3권까지 나온 책을 1권 읽고, 2권에서 널리 재미있는 내용만 좀 얻어 읽었을 뿐이니 책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못한다. 그리스 신화도 체계적으로 읽지 않고 단편적으로만 읽어 뭐라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아프로디테가 미의 여신이 된 것은 뒷거래의 결과라는 이야기. 신들에게 인간의 추악함을 떠넘겼다는 비판도 있지만, 고대 신화가 쓰여진 시대에서부터도 판결이 정당하지 않음에 놀라고, 나아가서 이 세상에 크게 이해가 갈리는 상황에서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평가가라는 것이 존재할 지에 대한 의문이 ...그리고 어디에선가 지금도 뒷거래가 횡행하고 있을거라는... 그제나 이제나 남자들에게 아름다운 여자가 돈과 세력보다 앞서 위력을 발휘했구나 하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