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나무.2>
ㅡ 이선
나무를 잘라냈다
아치 모양 굽은 가지에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
휘어진 가지로 그늘을 드리우기도 해
휘어짐이 가끔 쓸모있기도 했지만
이웃 나무들로부터 툭 삐져나와
바람이 불면
기댈 곳 없이 흔들리는
나무의 몸부림을
안쓰럽게 지켜보다,
밑둥에서부터 휘어져 올라 온 나무
굽은 나무의 피할 수 없는 저 고독이
내 것인 양,
오늘, 휘어진 가지에 톱을 그었다.
<굽은 나무.2>
ㅡ 이선
나무를 잘라냈다
아치 모양 굽은 가지에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
휘어진 가지로 그늘을 드리우기도 해
휘어짐이 가끔 쓸모있기도 했지만
이웃 나무들로부터 툭 삐져나와
바람이 불면
기댈 곳 없이 흔들리는
나무의 몸부림을
안쓰럽게 지켜보다,
밑둥에서부터 휘어져 올라 온 나무
굽은 나무의 피할 수 없는 저 고독이
내 것인 양,
오늘, 휘어진 가지에 톱을 그었다.